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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농장/☞농장소식

어느 초보농사꾼의 하루중..

by 땡초 monk 2007. 8. 21.

 

 

 

 

 오늘은 아침부터 찌더니 소나기도 내릴 모양이다.

백도도 다 팔아먹었고, 이제 황도 나오려면 20일이나 기다려야하니 논이나 한번 둘러볼까?

어이쿠 이게 뭔일이다냐?

논인지 풀밭인지?

얼른 집에와서 예취기 싣고 논으로 달려가서 풀을 베기 시작했다.

땀은 비오듯하고 기계도 열받아 헉헉거린다...

잠시 쉬는 틈을타 주위를 둘러보니 이름모를 풀한포기에 앙증맞은 꽃이 있어 한컷해본다.

전에는 그냥 풀이려니하고 걍 예초기로 비볐을텐데...

요즘에는 하찮은 풀이라할지라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니 거기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온갖 시련을 격고도 한송이의 꽃을 피우는 모습에 잠시후 베어질망정 카메라를 들이밀고 한컷을 찍자하니 예쁜 포즈를 취해준다.

자연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간사한 존재인가?

방금전까지는 베어 넘겨야할 잡초였는데 앵글을 달리하자 아름다운 야생화로 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모든 사물은 보는이에 따라 다라질 수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치는 순간이었다.

다 베어진 논두렁을 바라보며 다른이들 처럼 풀약 한번이면 쉬우련만 고집스럽게 초보 농사꾼은 아직도 뜨거운 뙤약� 밑에서 예취기를 등에 메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자신이 대견스럽다 자위를 해본다.

갓베어난 풀내음을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그신선함을 모른다.

풋풋한 소녀의 단발머리에서 나는 향내처럼 느껴지는 이 향긋함은 농사짓는 사람만이 느끼는 특권이라할 수있겠다.

요즘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귀향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농사가 결코 쉬운것이 아니고 자기가 흘린 땀의 댓가만큼 거둬들인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 농촌으로 귀향하라고 전하고 싶다.

 

"논바닥의 벼는 농부의 발자욱 소릴 듣고 익어간다."

..........................광수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