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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초 monk/♡춘란사랑하기

초심자를 위한 채란요령과 유의사항

by 땡초 monk 2007. 11. 30.
초심자를 위한 채란요령과 유의사항
  난마을 정기모임을 매년 봄, 가을의 2~3회 자생지 탐사로 계획한 바,  처음 산행을 하시는 회원들을 위해 간략하나마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뛰어난 우리나라의 춘란을 채란하는 데 있어 꼭 지켜야 할 사항과 채란 요령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춘란 자생지 분포
  우리나라의 춘란은 주로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지방을 기준해서 U자 모양으로 해안선을 따라 분포되어 있으며, 비교적 표고가 낮은 산이나 동네 야산에서 많이 자생하고 기후환경이 맞지 않는 곳이나 높은 산은 그 개체가 비교적 드문 편이다. 전라도 지방의 경우는 겨울에 해양성 기후로 인한 폭설로 눈 속에서 월동하게 되므로 자생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어 건실하게 자라며 포기의 번식이 순조롭다. 기온은 연 평균 영상 섭씨 12∼13도 이고, 겨울 평균 기온은 영상 섭씨 0∼2도 정도의 비교적 따뜻한 기후 조건을 갖춘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자생한다.

   2) 채란의 적기
  사계절 다 가능하나 가장 좋은 시기는 10월 하순부터 내년 4월까지로 낙엽이 진 상태에서 쉽게 푸른 잎과 꽃망울을 관찰할 수 있으며, 5월 이후부터 9월까지는 꽃대가 없어 잎만 보고 채란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3) 준비물
  시계, 휴대폰, 배낭, 갈쿠리(스틱), 모자, 등산화, 각반, 면 장갑, 긴소매 상의, 비옷, 두터운 바지(청바지), 물통, 도시락(빵), 타올, 수태(신문지), 휴지, 배낭에 들어가는 빈 박스(채취란 보호용), 비상약품(뿌리는 파스, 상처소독약 등) 등.

  4) 채란시 유의사항
  · 무분별한 남채는 삼가고 변이종만 선별 채취한다.
  · 뿌리째 뒹구는 난 등, 다시 심어야 할 난은 보는 대로 심어준다.
  · 낙엽을 파헤친다든지 나무를 꺾는다든지 등 자생지를 파괴하는 행동은 삼간다.
  · 너무 멀리 이동하지 말며 항상 지형 파악을 염두에 두고 이동한다.
  · 특히 늦봄부터 가을까지 비온 뒷날은 뱀이 몸을 말리려 밖으로 나와 있는 경우가 있으니 함부로
    상체를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 초보자는 항상 2명 이상 같이 행동한다.
  · 정해진 시간보다 30분전에 하산한다.

   ※산채시 난꽃 관찰요령
      ■ 꽃이 하나밖에 달려있지 않은 난은 가능한 까보지 않는 것이 좋으나
         주위에 난들이 많이 자생하는 곳이라면 까보아도 좋다.
      ■ 꽃이 2대 이상이라면 1대는 꺾지말고 까봐도 좋다.
         (까보지 않고 꺾어버리면 다른 사람이 와서 또 꺾게된다)
      ■ 꽃이 3대 이상 또는 다수일 경우는 1대를 까보거나 꺾어봐도 좋다.
         (그러나 반드시 관찰하고 지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꺾은 꽃대를 난 위에 얹어놓는다)

  꽃을 꺾는다는 것은 때로는 나쁘지 않을 경우도 있습니다. 꽃을 꺾어줌으로써 생식생장보다는 생육에 더 이로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개의 꽃망울이 있을 경우는 1~2개 추려내어줌으로써 다른 꽃망울의 충실함을 돕습니다.(난실에서도 마찬가지) 약하고 어린 난들이 꽃을 달고 있을 때는 꺾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더욱 튼튼한 벌브의 형성과 세력을 위해서)

  5) 춘란 변이종의 상식
  춘란 중에서 잎이나 꽃에 별 특징 없는 흔한 꽃을 민춘란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원예 가치가 없는 품종으로 채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모든 변이종의 모체가 되는 것이 민춘란인 만큼 함부로 채취하거나 피해를 입혀서는 안되겠다. 채란이란 바로 이러한 변이종, 즉 엽예개체나 화예개체를 발견하는 일이다. 잎의 무늬를 즐기는 품종을 엽예품이라 하며, 꽃을 즐기는 품종을 화예품이라 부른다. 엽예품은 촉 수가 적은 편이나 화예품은 촉 수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엽예품은 잎의 어느 부위에 희거나 유백색, 연녹색 혹은 노르스름한 선이나 무늬가 들어 있는 것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품종은 아래와 같다.

  · 중투(中透)는 잎 테두리에만 녹이 있고 나머지 유백색, 연녹색 혹은 노란색 무늬가 바탕을 이루는 것.
  · 호(縞)는 잎의 기부에서 잎 끝 쪽으로 위 색상의 가는 선 모양의 무늬가 든 것.
  · 복륜(覆輪)은 잎 테두리가 희거나 연녹색 혹은 노르스름한 색선을 기부까지 두른 것.
    복륜은 무늬가 잎 끝에서 기부방향으로 내려오나 호(縞)는 그 반대.
  · 조복륜(爪覆輪)은 복륜과 흡사하나 잎 끝 부분에서 중간이하 복륜무늬가 든 것.
  · 호피반(虎皮斑)은 호랑이 가죽처럼 얼룩덜룩한 무늬가 든 것.
  · 사피반(蛇皮斑)은 뱀 껍질처럼 보이는 무늬(잎의 일부분에만 들어 있어도 해당)
  · 산반(散斑)은 잎 끝 부분 혹은 전체적으로 하얗게 바늘로 긁힌 무늬처럼 든 것.
  · 서(曙)는 일반 잎보다 유달리 밝고 맑으며 연한 녹색, 혹은 황록색을 가진 잎.
  · 서반(曙斑)은 서(曙)로 나오다가 잎 끝이나 잎 중간부분에 무늬를 남기며 무늬의 경계가
    호피반보다 훨씬 약하고 흐림.
  · 환엽(丸葉), 단엽종(短葉種)은 일반 난보다 잎이 짧고 뻣뻣한 느낌이 들며 대체로 잎 끝이 둥근 편이나
    뾰족한 잎도 다소 있음. 단엽종은 나사지(잎 표면이 쭈글쭈글하며 모래가 박힌 것처럼 거친 모양)가
    있는 것이 환엽과 구별됨.

등이 있으며 그 외 기엽(奇葉-잎 모양이 꼬인 것, 혹은 비틀어지고 뻣뻣한 느낌) 이 있다.

  화예품에 있어 민춘란 꽃은 꽃잎이 녹색에 불그죽죽한 선이 들어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혓바닥은 붉은 점이 찍혀있다. 그러나 꽃들 중 녹색에 잡색이 섞이지 않고 혀가 하얀 것을 소심(素心)이라 하여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며, 그 외 꽃잎의 색깔이 붉거나, 짙은 자색을 띄거나, 황색을 띄어 일반 민춘란 꽃과 완전히 구분되는 것을 색화(色花)라 하여 높게 평가한다.

  잎에는 무늬가 없어도 꽃에 무늬가 든 품종들이 간혹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무지잎(무늬가 없는 일반 녹색잎)에서 중투화, 호화가 피었다든지 혹은 복륜화가 피었다든지 하는 것들인데 역시 귀한 품종들이다. 그 외에도 정상적인 꽃이 아닌 꽃을 기화(奇花)라 부르며, 꽃이 지나치게 작고 꽃잎이 둥근 두화(豆花), 또는 두화와 비슷하나 꽃이 더 크고 후육인 원판화(圓瓣花) 등의 개체들도 화예품의 대표적인 품종으로 채란한다.

  6) 채란 방법
  채란을 간다고 해서 갈 때마다 변이종을 쉽게 만나는 것은 아니다. 몇 만 포기중의 한 포기를 발견할 정도이며 운이 따르면 하루에도 여러 포기를 만나는 경우도 있다. 채란을 오래한 사람일수록 발견할 확률은 높으나 그렇다고 해서 매번 만나는 경우는 없다. 기대해도 좋은 것은 변이종의 포자가 퍼져 매년 좋은 품종의 변이가 발견되므로 채란의 흥미가 뒤따른다. 대체로 엽예품은 토양이 박한 곳에서, 화예품은 습기가 많고 비옥한 토양에서 발견될 확률이 많다. 난을 캘 때는 난잎의 길이보다 훨씬 넓게 터를 잡아 조심스럽게 파야 하고 뿌리를 다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캔 난은 대충 흙을 털고 수태나 신문지로 물이 흐르지 않게 충분히 적셔 잘 감싸 배낭 속에 준비해온 빈 박스에 넣는다. 그리고 난 후 캔 자리는 원 상태대로 잘 덮어놓는다. 끝으로 변이종이 나온 주위를 다시 살펴 비슷한 개체의 유무를 확인한 후 이동한다.

  7) 그 후의 관리
  집에 와서 세숫대야에 물을 붓고 난을 담가 물 속에서 부드러운 칫솔로 잎과 벌브 주위를 깨끗히 닦고 채란 당일 심는 것이 좋다. 살균은 벤레이트, 톱신M 등으로 소독해도 좋으나 상처가 별로 없는 깨끗한 난일 경우에는 소독하지 않아도 무방 하다. 식재나 화분도 가능한 끓는 물이나 전자레인지에 한동안 소독을 해서 세균에 전염되지 않도록 신경을 쓴 후 정성을 다해 심는다. 굵은 난석은 산행 출발 전에 미리 물 속에 담가 충분히 물을 흡수하도록 한 뒤 살짝 말려 사용한다.(물에 충분히 담가 놓지 않을 경우 난 뿌리의 수분이 난석으로 빨려 들어가 뿌리껍질만 남게 됨) 다 심고 난 뒤 1주일에 2∼3회 충분히 관수를 하며 시원하고 통풍이 좋은 반 그늘에서 열흘 정도 관리한 후 일반 배양에 들어간다. 명품일 경우 기를 자신이 없으면 경험이 많은 애란인에게 위탁 배양한다.

  이상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난마을 [도와주세요]란을 이용 하거나 꾸준한 산행에서 터득해 나가도록 하자. 산행에 있어 욕심은 금물이다. 애써서 찾으려고 하다보면 열만 받고 마음고생만 더해진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푸른 산야를 벗삼으며 건강에 도움되는 것을 생각하면 '까짓 못 만나면 어때'라는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은 것이다. 꼼꼼히 정신을 집중해서 살피다보면 언젠가는 명품을 만날 것이다. "명품과의 만남은 산행 횟수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항상 난을 기르는 마음으로 서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채란에 임해야 하겠다. 특히 여름철 산행은 잡목 숲보다는 소나무가 많은 곳으로 이동하여야 고생이 덜하다. 그것은 가시나무나 넝쿨들이 많아 헤쳐 나가기가 힘들며 상처 입기가 쉽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 기회에 좋은 품종과 인연이 닿아 회원님들의 애란생활이 더욱 윤택해지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