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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농장/☞농장소식

멍청한 땡초의 시골살이

by 땡초 monk 2012. 2. 1.

 

 

내농장 소개글을 읽고 풍댕이 생각이 갑자기 나서 글을 써봅니다..

외국서 오랫동안 굴러먹다가( 12년 ) 귀농이랍시고 시골에 들어와보니

강산이 변하고 또 변해가는 시점에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마땅히 할게 없어 농사나(?????, 젤힘든일인줄 몰랐읍니다.) 짓겠다고

이것 저것 일만 벌여놓고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던 땡초.........

그대 그시절을 잠시 더듬어 볼까 합니다..

재미없을 거 같으면 걍 나가시면 됩니다.

별 기대 안하셔두 되요.

실망하시실테니..

 

 

 농사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넘이

딴에는 친환경 한번 해본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주워들은 풍월로 농사를 짓던 때

맛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복숭아를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욕심에 넘 많이 달아

낭구가 찢어지고

태풍에 반은 날리고 하던 시절 

딴에는 이쁘게 광고한다고

젤 이쁜넘 사진찍어서

여기저기 광고도 해보고 

이쁘게 포장한다고 해서 팔던 시절

 

이른새벽에 이슬이 마르기 전에 복상을 따면 덜 간지럽다고혀서

한평 복숭아 농장에 내려가보면

열개 따면 한개에는 어김없이 벌들이 복숭아를 빨고있고..

열받아 여기저기 둘러보면

또 풍댕이가 복숭아를 먹고 있읍니다.

첨에는 열받아서 밟아 죽였읍니다..

암,수 할 것 없이 뵈는대로 밟아죽이고 있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넘이

아빠 그게 뭐야??

나 키워봐도 괜찮아?

징그럽게 이런걸 뭐하러 키우냐??

아빠 장수풍댕이도 몰라??

자연학습시간에 어쩌고 저쩌고.....

그래 그럼 낼 새벽에 농장으로 와봐라..

 

담날도 어김없이 풍댕이를 잡았다..

그런데 이넘의 풍댕이를 어떻게 보관허지..

콜라병을 잘라서 거기에 넣어두고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수물두마리, 스물세마리....

에이 이게 뭐야..

복숭아 따서 팔아야허는디 아들넘하고 약속에 풍댕이만 잡고 있네..

정신차리자

복상을 팔아야 쌀사다가 먹지.

쌀독이 빈지가 언젠데....

오늘도 빈손으로 돌아가면 마눌한테 맞어죽는디...

멀리서 시집온 마눌

굶길 수는 없자너...

욜심히 복상을 팔고 집에 갈려구 허는디 아들넘이 오질 않는다..

이런 씨빌라이제이션....우라질....

이대로 두고가면 죽을거 같고

복숭아를 몇개 잘라서 넣어주고 집으로....=3=3=3=3

 

담날도 여전히 풍댕이 보이는대로

척살시키고 그나마 성한 복숭아를 몇개 팔고 있는데

아주 이쁜 아줌마 몇분이 오신다...

젤 맛있어 보이는 복숭아를 맛보시라고 드리고

한참 복숭아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디

이 아주머니들 눈은 딴데 가 있더란 말여..!!!

누구는 혀에 땀흘려가면서 복상 하나라도 더 팔어 볼려구 허는디..

이아줌씨들이 그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

듣지도 않으니 약발 떨어진 엿장수마냥 멍청하게 서있는디

아저씨~!!!

여기복숭아 얼마에요???

요기 있는거 다 싸주세요..

이게 왠떡이냐........

불이나케 다 싸주고....

계산하고 안녕히 가세요 인사혔더니..

젤이쁜 아줌마 말씀이

아저씨 저기 저게 뭐에요..

아 그거요..

울집 웬수같은 곤충인디.. 다 죽여ㅂㅓ리고 싶은디..

울아들넘이 잡아 달라고 혀서 잡었는디 가지러 안오네요..

아자씨 버릴거 같으면 저 주세요..

울 아들도 좋아헐랑가 모른게 몇마리 갔다줘보게..

그러세요..

몇마리 가져갈게 아니라 요거 다 가지고 가쇼..

복숭도 많이 팔아주셨는디..

저야 낼아침이면 또 잡으면 그만이고..

요런것이 많이 나오남유???

그럼요 요것들 땜에 미치겄시유..

복상을 다 갉아먹어서

보이는대로 밟아죽이는디 울 아들넘땜시 몇마리 잡아 두었는디 임자가 따로있네요..ㅎㅎ

아줌마 눈이 땡그레지면서

아저씨 혹시 낼도 나오면 죽이지 말고 다 잡아주세요..

제친구 아들넘도 좋아허면 갔다주게..

요새 아그들은 이런거 주면 좋아 헐것 같은게..

까짓거 그럽시다..

담날..

또 담날..

또또 담날..

아줌마가 보이지 않았다..

풍댕이는 자꾸 쌓여만(조금 과장했음) 가는디....

죽여 말어~~~~~

그때여~~~~~☏☏☏♬♪♭♩

전화벨이 울리더니..

아저씨 풍댕이 잡아 놓았어요?

누구신데요..???

며칠전에 어쩌고 저쩌고..

죄송합니다.

지가 사람을 잘 기억 못하는 병이 있어서...네 댓마리 잡아 놓긴혔는디.

워떤넘은 뿔이 있고 어떤넘은 집게가 있고

또 워떤넘은 안테나가 질게 달려있네요...

아저씨~~~~

저 지금 복숭아 사러 갈테니 많이 따 놓으세요..

워따 이게 웬일이다냐...

오늘 복숭아가 안팔려서 더 따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고 있었는디..

전화 끊고 얼마 시간이 지난후 이쁜 아줌마와 신체 건강한 깍두기가 같이왔다.

깍두기 왈 이집복숭아나 아까 그집 복숭아나 맛이 거기서 거기구만

꼭 이렇게 멀리까정 와서 이집 복숭아를 사야혀???

인상이 험악해 진다...

조마 조마 내가 죄 진것도 없는디....

복숭아 부랴 부랴 싸주고

걍 그만 갔으면 좋겄는디..

아저씨 풍뎅이~~~~!!!

아차 여기있슈..

몇마리인가 안세어 봐서 모르지만 꽤 많을거유..

하면서 박스를 건넸다...대충 어림잡아 사십여~~~

낼모래 또 올께요 잡아두세요..

담날도

또 담날도

또또 담날도

아주머니는 울 과수원에 들려서 복숭아를 몇박스씩 사가셨다.

아주머니..

댁에는 복숭아 귀신이 사나봐요..

왜그렇게 복숭아를 많이 사가세요...

우리집에선 별로 복숭아 안먹어요..

그럼 왜 그렇게 많이 사가세요...

아 그거요..

얘네들 먹이줄려구요...

풍댕이 먹이요??

풍뎅이를 키우세요??

모르셨어요??

풍뎅이가 한쌍에 얼만데.......

헐 ~~!!

 

그날이후 그 아주머니 코뻬기도 보지 못했다...

집에 와서 장수 풍뎅이 검색을 해보니...

더이상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복숭아 많이 사 주셨잖어요..

이쁜 아주머니 이글 보시면

또 놀러오세요.

장수 풍뎅이 많이 잡아 놓겠읍니다..

ㅎㅎㅎㅎㅎㅎ

 

지금도 풍뎅이만 보면 반갑습니다.ㅎㅎㅎ

모악산 기슭 금산사에서 땡초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