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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어,엽기,섹시 모음/♨아름다운 性이야기

[스크랩] 섹스를 가리키는 5가지 내숭어법(euphemism)

by 땡초 monk 2007. 7. 23.

 

 

 

 

 

섹스를 가리키는 5가지 내숭어법(euphemism)


우린 왜 섹스를 섹스라고 쉽게 말하지 못하는 걸까. 그 말에는 너무 노골적인 존재의 진실이 들어있다. 존재의 진실을 드러내놓는 일을 주저하는 그 현상은, 존재의 양상이 지닌 본질적인 부조리를 웅변하는 게 아닐까. 우린 웬일인지 어떤 것에 대해서는 완전하게 떳떳하지 못하다. 치명적인 그늘이 있다. 대개 우리가 숨기고자 하는 그것은, 성기와 항문 근처에 있다. 우린 신체의 일부인 그것들을 가리고 감춘다. 섹스와 배설은, 자유롭고 고결하고자 하는 인간을 딱 인간의 자리 만큼 주저앉혀온 핸디캡이다. 물론 신은 핸디캡이 아닌 것처럼 인간에게 건네줬다. 욕망이란 것과 엮어서 혼란스러운 형태로 선물한 것이다. 우린 팬티를 착용함으로써 욕망과 누추함을 가려왔다. 그리고 우린 그것을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 내숭으로 삶의 품위를 높이고자 애써왔다.

유페미즘은 완곡어법이라고도 한다. 직접 콕 집어 말하지 않고 빙 에둘러서 말하는 방법이다. 배설을 하고 왔다고 말하지 않고,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말하는 것, 아니 그것도 말하는 게 쑥스러워 그냥 손을 씻고 왔다고 말하는 것, 그게 유페미즘이다. 섹스에 관한 유페미즘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가지는 많은 태도들을 드러내는 점에서 흥미롭다.

(1)그 사람이랑 잤니?

잠을 자는 일은 사실 섹스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 잠을 자면서 섹스를 할 수는 없고 섹스를 하면서도 잠을 잘 순 없다. 잠자는 일은 섹스의 ‘환경’같은 것이다. 같은 잠자리에 누워 있는 일은 그 일을 하기에 딱 좋다. 잠을 잔다는 말이 섹스를 가리키는 건 그 때문이다. 이런 표현은 섹스는 잠을 자기 전이나 후에 행하는 것이라는 통념에서 나왔다. 섹스라는 말이 대명천지로 걸어나오면서, 사실 ‘잠을 잔다’는 표현은 좀 낡은 말이 되었다. 너무나 점잖은 섹스가 되었다. 우린 이 점잖음 때문에 이 내숭을 애용하는지 모른다. 당신 곁에 잠들고 싶다는 말은, 얼마나 달콤하고 또 위험한 말인가.

(2)그 사람이랑 깊은 관계(사이)니?

관계는 수심(水深)처럼 깊이를 가질 수 없다. 관계가 깊어진다는 말은, 여성의 함몰된 성기와 관련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여성은 그 부위를 깊이깊이 감추지만, 사랑은 깊은 밤 깊은 곳을 찾아 끝없이 파고든다. 깊은 관계란 여성의 깊이에 도달한 남성을 암시한다. 깊은 관계란 그러나, 그런 노골적인 내색을 하는 법은 없다. 그냥, 서로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깊은 배려로 사랑의 마음을 지니는 걸 말하는 척 하고 싶어한다. 누가 아니라 하겠는가.

(3)그 사람이랑 선을 넘었니?

이 선은 대개 여성의 팬티라인이다. 팬티의 고무줄라인이라는 게 정확할 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선은 사랑의 침입자와 수비대가 밀고당기는 전선(戰線)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린 결코 ‘선을 넘었니?’라고 할 때의 선이 팬티라인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순결의 선이며, 도덕적으로 지켜야할 선이며, 유별한 남녀가 꼭 유지해야할 도덕과 품위의 마지노선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 선이나 그 선이나 다를 바 없지만, 그래도 우리 마음에 드는 선은 후자이다.

(4)그 사람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니?

“그렇고 그런”이란 말에는 세상의 모든 섹스나 사랑을 평가절하하는 기분이 숨어있다. 사랑의 결론은 그런 뻔한 게 아니냐는 나름의 저열한 통밥이 그 말 속에 들어있다. ‘그렇고 그런’ 사이는 줄여서 ‘그런’ 사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고’가 빠진 ‘그런’ 사이는, 섹스를 나눴다는 의미가 바로 들어가 있지는 않다. 막 불붙는 사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그렇고 그런’ 사이라야만 더욱 진해진다. ‘그렇고 그런’은 사랑의 요철이나 사연을 깊게 하는 어떤 뉘앙스가 있다. 벌써 이런저런 사건을 겪었으니 그 사건 속에 슬그머니 섹스가 끼어든 셈이다.


(5)그 사람이랑 했니?

이 때 ‘했니’ 앞에선 잠깐 쉬는 게 중요하다. 나는 가장 기묘한 말이 이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하다’라는 말은 동사의 기본이라 할 만큼 범용성이 높은 말이다. 대개의 행위는 ‘하다’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런데 왜 무척이나 스페셜한 동작과 행위인 섹스가 ‘하다’라는 말로 대치되는 것일까. 이것이야 말로, 넓고넓은 의미를 지닌 ‘하다’의 바다 속에다가 바늘 한 개 같은 ‘섹스’를 슬쩍 빠뜨려놓는 어마어마한 내숭이 아닐까. 그런데도 인간은 이 말을 오해 없이 잘도 받아들인다. 그 사람이랑 했니? 라는 말을 듣고, 그 사람이랑 노래했니? 혹은 양치질했니? 혹은 공부했니? 따위로 받아들이는 바보는 잘 없다. ‘했니’라고 말하기 전에 잠깐 뜸 들이는 그 순간에 침묵 속에서 교환되는 ‘섹스’라는 말. 그것이 우리가 늘 의식하면서도 짐짓 딴청부리는 현장이다.

 

석란이는 섹스를 응응이라고 함

 

 

 

화분 (커피프린스 삽입곡) / 러브홀릭
→ http://121.254.138.11:50000/stream/music/01/0000/0036/5721/content/mp3/src/269894.mp3


즐감...^^

출처 : 난 B형 남자다.
글쓴이 : 석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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