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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좋은글 모음

하늘을 날고 싶은 영혼

by 땡초 monk 2007. 8. 1.


나는...
나는 새가 되고 싶다.
하늘을 나는 새 말고,
나는 새가 되고 싶다.

어둡게 묽든
끝없는 지평선 한 가운데에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이곳에서
굳센 기운과 정기가 가득한 이곳에서,
영원히 쉬고 싶다.

산이며 들이며,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여...

물이며 불이며,
헤쳐 나아가는 영혼이여...

까만하늘에
노오랗게 물들은 초승달 소리.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들어보라.

이보다
밝은 소리가 어딨으며,
이 한 몸을
맑게 해주는 이가 또 어딨겠는가.

부숴진 마음도
이내 붙는 듯 하다.

나는 달빛에 하얗게 그을린 채
넓고 아름다운 이 땅에 눕는다.
영원히 눕는다. 영원히...

빈가방 유주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