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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귀거래사

by 땡초 monk 2007. 8. 14.

 

도연명(陶然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이 시는 도연명이 겨우 83일 동안 역임한
지방관직을 내던지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심정을 소박하게 쓴 글.
그 관직을 내던지면서 ,유명한 한마디
“내 어찌 쌀 닷말 때문에 시골 소인배에게 허리를 굽히랴?
吾安能爲五斗米 折腰向鄕里小人“를 남긴채
고향으로 돌아 가면서 단숨에 쓴것이다.

" 돌아갈진저! 내 고향 논밭이 황폐한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
기왕에는 세상에 얽매여 고역했거늘,
어찌 가슴 치며 혼자 �어만 하랴!
지난날은 뉘우쳐도 소용없는 일,
오직 앞으로 갈 길을 따를 뿐인 저.

길 잘못들어 헤메다가 제 길 찾았거늘,
이제사 오늘이 옳고 어제가 그름을 알았네라.
살랑살랑 바람결에 배가 흔들흔들.
살랑살랑 바람결에 옷자락이  펄럭펄럭,

나그네한테 남은 길 묻고 묻는데
새벽빛이 어느덧 어둑 어둑 날이 저무네.
이윽고 저 대문에 저 오두막.
얼씨구! 어서 뛰게나.
종들은 나를 반기고,
어린것들은 문간에 섰네.
세갈래 오솔길은 황무해도,
송국(松菊)은 아직 제 몰골.
아이들 손잡고 방에 들자,
동이엔 벌써 술이 넘실넘실,
술병과 술잔끌어 혼자서 기울이며
뜨락의 나무를 흘기다가 얼굴을 펴네.
남창에 기대어 혼자 거드름 피우고,
내 한무릎 뻗었어라!
예가 낙토로다.

내 뜨락 날마다 걷고 돌면서,
문은 달았지만 온종일 닫혔서라.
지팡이에 늙음 기대고 쉬엄쉬엄 놀면서
머리들어 가끔 저 하늘 우러른다.

구름은 저 혼자 멧부리를 벗어나고,
새들은 날기에 지첬는지 푸드득 돌아온다.
날은 어둑어둑 서산에 지려는데,
외로운 소나무 부등켜안고 서성이네. 서성여,
돌아 갈진저! 친구도 저버리고.
세상은 나를, 나는 세상을 서로버렸거늘,
다시 쓸데없는 말 지껄이며 무얼 구하리요 ?
일가들 서로 모아 정담 나누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다가 시름 사르었네.

농꾼들 말이 벌써 봄이라니.
나도야 서쪽으로 밭갈이 갈걸.
때로는 포장마차로 밭갈이 가고,
때로는 혼자서 조각배로 가네.
그 골짜기는 굽이굽이 여울길.
그 언덕은 울퉁불퉁 고갯길,
벌써신록이라 나무들이 기지개펴고,
샘물은 졸졸 작은 배를 띄웠네.
부럽구나! 저 자연의 철 따른 운행이.

슬프다! 내 인생의 가고 머무는 걸음이, 맙소사 !
이 형체를 우주에 붙이는 날이 다시 몇 날이겠느뇨 ?
어찌 나의 가고 머무름을 자연에 맡기지 않으리요 ?
어찌 서둘러 어디를 가겠느뇨 ?

부귀는 본시 내 소원이 아니요.
하느님 사시는 선궁이야 누가 알리요?
아름다운 계절이면 혼자서 거닐고,
지팡이를 밭두덩에 꽂고 김매고 북돋고,
또 동쪽 언덕에 올라휘파람 불고,
맑은 시내를 따라가며 시를 짓겠네.
애오라지 자연의 조화 따라 사라지거늘,
하늘이 주신 저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리요? "

 

출처 : synnage
글쓴이 : 신나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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