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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초 monk/♡땡초의 일상..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칭찬한마디..3 (하극상)

by 땡초 monk 2016. 2. 17.

"야~~~~!"

"넵 이병 팍광수~~~"

"너 수송부 행정실로 따라와..."

하늘 같은 병장님(육군 계급체계 준장<소장<중장<대장<병장: 글쓴이 생각, 광수 생각)의 명령을 받들어

수송부 행정실이라는 곳에서 일명 조수 수업을 받았다.

길고 긴 일주일동안 밀린 숙제 하듯 대가리 박기는 기본이고..

책상에 다리얹고 스페너 위에 머리박기, 철모 깔고 헬기타기(식사 후 이거 하며 다 토나옵니다.),

매미(미끌 미끌한 전봇대 3미터올라가서 맴~맴~맴~ 소리내기: 이런건 김병만이나 시키지...)

짚차부터 다치차 카고트럭 덤프까지 시다바리기기(요것 땜시 죽일공는 제대할때 운전면허하고 관절염하고

함께 제대한다는 슬른전설)....등등 헤아릴 수 없는 벌을 받으면서 조수수업을 받았다..

한평농장의 나약한 몸으로 버티기 힘들어도 죽기 살기로 버틴 이유는 짐승들이 사는 2내무반에서 생활하기

싫어서 였고 그나마 사람답게 사는 1내부반(행정병내무반)에 있고 싶어서 였다.

이제 어였한 수송부 장비과 행정병이 되어 출근(?)하는데

"야~~~~"

"넵 이병 팍광수"

"미안하다

너 저밑으로 내려가야겄다...

그동안 수고혔다"

'뭔서리여 나 행정병 조수교육 다 받았는디...왜??????'

이유도 모르는체 지옥으로 내려가는 기분으로 차고지에 내려가니

전입한날 부터 괴롭히던 그 상병넘이 눈을 부라리며 기다리고 있다.

동기로 함께 전입왔으나 부대 사정상 고참이 되어버린 박이병(3월 30일 경상도 군번)은 기름때 묻은옷 입고

차량을 닦고 있었고 고참 병장님들(?)은 차안에서 뭘 쳐드시고 계셨다.

한평농장에게 배정된 차량은 0000부대 000호 카고 차량(공병대 자재와 인력 수송차량).

방금전 사무실에 이상한 내용의 종이에 싸인했는데....

이차량을 파손시 손해 배상한다는 등 얄궂은 문구에 질문한번 못하고 싸인했는데...

"야이새끼야 가방끈 길면 다야!!

연대 (사실은 원대인데....) 나오면 다야...

너같은 새끼들이 데모 하는덕에 우리가 얼마나 고생한줄알아?? XXX 야.

저기 101호 부터 시다바리 긴다. 출발.."

" 저 상병님 시다바리가 뭐지요??"

닝기미 월 알어야 움직이는데 도통 알 수없는 소련말(일본말인가?) 지껄이니........

"너 뒤질레....가방끈 긴 새끼가 시다바리도 몰라??

대학물 쳐먹으면서 그런것도 안배웠냐?? XXX야!!"

다른넘이 뛰면 눈치껏 알아서 따라서라도 할텐데......

그렇게 시작된 악연은 그상병님(?) 제대하는 날까지 계속됩니다.

한바퀴, 두바퀴............

무슨넘의 차량이 그리 많은지....

깔끔한 군복은 구리스에 범벅이 되고 손은 기름때에 쩔어가고 있는데

어디서 뭐하다 나타났는지 못보던 병장넘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 야 너 김제라면서, 난 백산이야 반갑다..."

'웨메~~ 뭔일이당가.? 고향사람 만났네. 이제 살길이트이나 보다'

"네 이병 팍광수 전북 김제가 고향입니다."

"전부 집합"

우르르 몰려드는 병장넘들 그리고 상병하나, 이등병둘

김병장(제대 2개월전),조병장(제대3개월전),곽병장(제대6월전),박병장(이제 갓 병장:내무반실세)

그리고 박상병(13개월동안 쫄병 생활, 막내 생활로 시집못간 노처녀 히스테리를 앓고 있음.)

마지막으로 박이병(동기로 왔는데 고참이 되어버린 3일 먼저 입대한).

막내 작대기 하나 박이병(3일 늦게 군대간 죄로 막내가 된 한평농장).

카고 7형제......


 


"자 지금부터 우리는 형제다.

어떠한 경우도 함께 하고 함께 웃고 함께 운다...

우리는 빈차를 욺직일 때도 뒤에 23명의 생명을 싣고 움직인다고 생각해야 한다.

저기 보이는 덤프넘들은 사고가 나도 운저병하고 선탑자 두명이 뒤지지만

우리 카고는 전시에 23명의 병력을 태우고 움직이기 때문에 항상 25명의 생명을 책임 진다는

생각으로 운전해야 한다."

"저병장님!! 질문있읍니다.

금방 23명을 태우고 간다했는데 왜? 25명의 목숨 입니까?"

"야 돌 대가리 같은 새끼야....

니 옆에 타는 선탑자하고 운전하는 니 목숨은 ??

가방끈 길다는 넘이 산수도 못허냐???

그리고 고참이 말허는디 어디서 댓구야 댓구는..

너 연대 나왔다면서 (연대 아니고 원대인디....)

대가리에 먹물든넘들은 이래서 안된다니깐...

너 저새끼(3일 먼저 군대온 고참 박이병)보담 3달 먼저 제대한다며..

야 박상병 이새끼 뭣나오게 굴려

이런 새끼는 초반에 잡아야지 나중에 엎어 먹을넘이여.."


이렇게 시작된 피말리는 죽일공으로서 피곤한 군생활이 시작된다.

때리는 시어머니 보담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같은 고향 고참 만났다고 속으로 좋아혔는디...

매일 점호받고 따로 점호를 받는다.

넘들은 차량 점호(차량의 상태를 매일 체크함)할때 혼자서 시다바리(알고보니 차량 아래)를 기고

시간이 남으면 점호 끝날 때 까지 차량 뒤편에서 원산폭격(얼마나 폭격 했으면 대가리에 떡비듬이 앉았다)

지들 간신 처먹을때 혼자서 맴맴맴........(카고 트럭은 군수품중 식재료도 운반하는 임무가 있기에 부자임)

라면향기에 뱃속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뭐가 그리 재미 있는지...ㅎㅎ ㅋㅋ ㅎㅎㅋㅋ

100일이상 대가리 박으면서 이제 조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느날 고향 선배 고참이

"야 며칠만 참아라 다 널위해서 하는 것이니...크리스마스 지나면 잘 해 주께"

얼마나 불쌍해 보였는지 지옥내무반 악마들(경상도 86. 4.5.6 군번 지금도 이름을 몾있는 한*국, 000.)조차도

안쓰러워 했을정도의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 참아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그때는 이고통이 끝나겠지..

어느덧 내모자에도 작대기가 둘이나 달렸는데..

이게 무슨 챙피여.. 졸병도 생겼는데..........

그날도 평소처럼 대가리 박으러 내차량 뒷편에 갔는데 손도끼가 눈에 보인다..

부식 잘라먹는 손도끼다

카고반의 전통과 얼이 서린 손도끼라고 말만 들었지 눈으로 보기는 첨이다

슬그머니 다가가 나만 아는 곳에 감추어 두었다.

'크리스 마스 12:00 까지 약속했는데 그 약속 안 지키면 너 죽고 나산다....'

드뎌 운명의 크리스마스가 왔다.

축복하듯 하얀눈도 내렸고 오늘이 이고통의 마지막날이란 생각에 머리가 아프고 허리가 휘는 고통도 잊었다.

25일 10:00

두시간만 더 참자 100일 넘게 참았는데 두시간 못참으랴.

하느님 제발 저 손도끼 제손에 들지 않게 하소서

제가 부족한 탓이니 저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소서

25일 11:00

무신 냄새가 이리 좋다냐...

죽일공 답게 브레이크 원액에 심지를 꽃아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손도끼가 없어져서 고기를 못 굽는다면서 희희 락락 이다.

'그래 한시간만 지나라 만약 1분 1초라도 지나면 너죽고 나산다.'

25일 12:00

아무런 반응이 없다.

라면척먹고 고참들은 내무반으로 올라 갔는디...그 새끼만 운전석에 앉아서 뭘 또 쳐먹는다.

25일 12:30

아직도 반응이 없다

아~~~  하느님 저 손도끼 쓰지 않게 하소서

대가리에 떡비듬 앉아도, 허리가 부러질 듯 아파도 그새끼의 약속을 믿고 참았는데

그려 기왕 참은거 10분만 더 참자....

'빵~~빵~~'

'휴 그려 너 죽고 나 사는 일이 발생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고참 말 잘 듣고 열심히 군생활 하겠읍니다'

다짐을 하면 운전석으로 다가 가는데

"야이새끼야 대가리 박고 있으라 했는데 왜 여기서 얼쩡거려 XXX끼야.."

'이게 아닌데  분명 크리스마스 12:00까지 라고 했는데

100일이 넘은지 오래고 12:00 넘은지 오랜데'

그 순간 눈이 뒤짚히고 하늘이 노래지더니 어느순간 손도끼가 내손에 들려있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손도끼로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냥 억울하고, 그냥 왜 약속을 안지키냐는 생각에 손도끼를 들고 달려드니

그 고참넘 날래기가 고라니보담 더 빠르게 뛰쳐 달아난다..

연병장 한가운데를 가로 질러 달아나는데 사람이 그렇게 빨리 달릴 수 도 있음을 첨 알았다.

최고계급 육군병장은 모자가 벗어지는 줄도 모르고 달아나고

싸이코 일병(진급했음)은 손도끼 들고 쫒아가고.....

크리스마스 축복받은 날 무슨 연극도 아니고.......

마침 퇴근을 하시던 대대장(말똥 두개)님이 보셨다.

위병소로 향하던 001호 차량은 다시 집무실로 돌아가고 도망친 고참넘 쫓던 싸이코일병은 연병장에

우두커니 손도끼 들고 망연 자실 서있다.

싸이렌 소리 부대를 울리고 모든 병력 내무반 집결 일체 행동 잡담금지 명령이다.

우쒸 난 이제 어떡하지?????

그동안 잘 참았는데 이제 어떡하지

이대로 저 담을 넘어 저 버스만 타면 집으로 갈 수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