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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초 monk/♡자작 詩와수필

한평농장의 추억더듬기.(자작글)

by 땡초 monk 2014. 3. 6.

벌써 십수년이 지난 이야기를 하나 해야겠다...

군에서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고 한참 취업준비를 하다가 머리도 아프고해서

잠시 휴식을 취할겸 해서 배낭을 둘러메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이리역(지금은 익산역)으로 향했다..

가장 빠른 기차를 타고 무작정 떠난 여행길......

도착하고 보니 목포다...

일단은 유달산에 올라 일출을 바라보고 멀리 다도해를 바라보니 저기 섬들을 끝은 어딜까 궁금해진다..

그래 가는거야....

어짜피 인생은 한번 가면 돌아갈 수 없는 거 .....

젊음을 이대로 보랠 수야 없지..

선착장으로 내려가서 뱃길을 물어보니 흑산도가 끝이란다..

흑산도를 가려면 어케 가야하는디요 물으니 일단 홍도 까정 가서 일박하구 그배가 담날 흑산도에 간단다..

그럼 흑산도 한장 주쇼 했더니 ..

지금은 다 매진 되었고 낼 오쇼하는거다...

이런 젠장 !!!!

하루 시간도 겨우 쪼개서 왔는데 그래 어짜피 자빠진거 눕자는 심정으로 시간 때울 궁리를 해본다..

지도를 펴고 살펴본다..

음 여기가 목포구 .... 그래 해남에 두륜산을 가면 초의선사가 계시지....

해남행 버스에 몸을 싣고 달린다..

해남 두륜산에 들러 일지암을 찾으니 선사는 오간데 없고 암자만 홀로 땡초를 반긴다..

기왕 왔으니 두루 둘러보고 두륜산 꼭대기 까정 올라보고 ...두륜산의 다른 이름이 대둔산이라는 사실도 알게되고...

실컷 둘러보고 막차를 다고 다시 목포로 ....

다음날 이른 새벽 홍도행 표를 구하기 위해 비박(밖에서 대충 자는거)을 하고 표를 살려고 줄달음을 치고 달렸다..

다행이 순위권안에 들었다..

오늘은 갈 수 있겠꾸나  므흣.....

어제 순위에 밀려 못구한 표를 구할 수있다는 행복감에 들떠있는데 쪼기 멀리서 귀엽구 예쁘장한 두여자분이

창구로 갔다오더니 표정이 일그러진다..

어제 땡초의 표정하구 똑같다....(메렁!!! )

그러게 일찍 와야지...!!

씨익 쪼개는데...아저씨!! (아저씨라니 아직 장가도 못갔는데.....) 죄송하지만 앞에 세워주시면 안돼요?? 저희 오늘 꼭 홍도 가야되거든요...먼저 말을 걸어온다....(아까부터 눈웃음을 살살 치더니.......)

죄송합니다만 뒤에 계신분들이 .......

그럼 저희꺼랑 함게 사주시면 .........

............

함께 배에 오르고...

똑딱선은 홍도를 향해 신나게 항해를 하는데 갑자기 파도가 심해지고 비까정 내린다....

멀미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땡초가 갑자기 머리가 띵해오면서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는데 도저히 못참겠다 갑판에 나가야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나가서 한참을 헤메고 돌아다니다가 아까 그 이쁜 아가씨를 만나게 된것이다...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

어디서오셨어요?? 홍도에는 며칠이나 묵으실건가요..??

재미난 얘기를 주고받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배도 아프고 머리가 띵하고...마치 최면걸리듯 잠이 들었는데 ....

눈을 뜨고 보니 그녀의 품에 안겨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까지는 생각이 나는데......파도가 넘실거리고 비가 와서 선실로 내려온거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왜? 그녀 품에서 잠이 들었는지..얼마나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쪽팔려.......

선뜻 잠을 깨고 보니 미안하기도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 얼른 정신 차리고 미안하단 인사를 했는지 기억도 없이 내자리로 도망쳤다....

배에서 내리면서 아까는 미안했다고 사과 하면서 숙박지는 정했냐고 물으니 민박을 하겠단다...

민박집을 못구하면 조기 등대 밑에서 텐트치고 있을테니 거기로 오라구 말하고 쓸쓸하게 걸음을 옮겼다..

같이 민박집에 가자구 하면 슬그머니 따라갈텐데.....

 

하룻밤을 보내고 홍도 일주하는 유람선을 탔는데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에궁.. 전화 번호나 물어보는건데....

신나게 구경 잘하구 돌아오는데 멀리서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단숨에 달려가 홍도 구경 잘 하셨어요?  유람선은 타보셨어요?

이것 저것 묻고는 슬그머니 일행처럼 행동을 하였다..

오늘 가실거에요..?

저희는 내일 나갈거에요?

그러셔요?

저두 내일 갈건데 잘 되었네요....(속으론 낼 수업빠지면 안되는데...)

.............

흑산도 까정(그때는 똑딱선이 홍도를 경유, 흑산도 일박..목포로 ..) 함게 여행을 하고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대구에 한번 놀러 오세요..

신세도 갚을 겸 식사라도 한번 대접 할께요...

그말씀 진심이죠?

땡초는 절대루 헛말 하지 않습니다..ㅎㅎ 그약속 믿겠읍니다..

 

다음주..

여보세요..

최보라님이시죠..? 저 땡초입니다..지난주 홍도에서 뵈었던.... 후배랑.팔공산 갓바위에 왔다가....

아 ~~ 예~~

여기까정 왔다가 그냥 가는 것이 예의가 아닌듯 싶어서.....어쩌구 저쩌구....배도 고프고 아는 사람도 없구...
맛있는 저녁을 대접 받고 아쉬움을 뒤로한체 대구를 떠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던 땡초의 짧은 추억은 수차례 전화 통화가 있었구 학교로 돌아온뒤 열심히 공부한다는 핑게로 대구로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체 공부만(?) 하다가 외국을 나가기 전날 그녀와 마지막 통화를 하고 추억만 간직한체 ........................

 

그녀는 지금 어느하늘아래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게시겠죠.......??

행복하세요 !!!!

땡초의 추억속의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