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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초 monk/♡춘란사랑하기

옛날옛적에....땡초가..

by 땡초 monk 2008. 1. 12.

오늘은 임실이다...

 

오랫만에 휴일를 맞은 J 형님이 산채를 가잔다.

택시기사를 하시는 형님이라 자주 산에는 못가는데 오랫만에 발을 한번 맞추잔다.

반가운마음에 사부님에게 연락했더니 마침 친구도 곁에 있다고 한번 멀리 나서보잔다.

그렇게 만난 우리일행은 J형님 부부, 사부님, 땡초, 그리고 친구까정 총 5명이 산을 향해 출발...

청도리 고갯길을 넘어 중인삼거리에서 형님부부와 어렵게 도킹....

어디로 갈까 얘기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데 슈퍼주인아자씨 왈..

저기 임실 어디어디로가면 좋은 난이 많이 나오는데 옛날에 가보았던 데라 요즘에는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정보를 입수하고 자세히 물어본후 그럼 오늘은 거기로 갈까???

일행은 임실을 향해 출발..

마침 눈이 녹기 시작하던 때라 마땅히 갈곳을 정하지 못하던터라 그 아저씨의 정보는 고맙기 그지 없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인사를 마치고 가는중에 사부님 말씀이 저기 보이는 저산에서 산반단엽을 캤고, 저기서는 호중투가 많이 나오고....등등 무용담이 펼쳐진다.

한쪽귀로 흘려 듯는척 하면서 메모리에 저장해둔다....

한참을 달리던 차가 임실 시내에 도착하고 약간의 간식을 준비한후 XX지점을 향해 출발..

우~~~~~~~~와~~~~~~~

산세를 보아하니 이건 물건이 나올만한 산이다.

재래송이 온산을 덮고있고 약간의 잡목도 섞여있는 폼이 오늘 사고칠 분위기다.

차에서 내려 전투복장으로 갈아입고 출발하려고하는데...

사부님 말씀이 땡초 너는 요기 아래 아사리밭(잡목숲속)을 보란다.

그러지 뭐 (약간 시큰둥한 표정으로..)

J형님내외는 앞산을 타기로하고 친구와 사부는 산을 오르기로 하고 땡초는 하단을 타기로하고 각자 정해진 섹터를 향해 출발.................................좋은거 보세요....

한참을 가시넘불속을 뒤지다가 어느덧 산중턱에 올라 친구와 사부가 간 산을 바라보니 너무 경치도 좋고 그산에선 왠지 좋은 물건이 나올것만 같다.

땡초가 오른 산은 군데 군데 눈도있고 가시덤불이 앞을 가려 산행하기가 힘든곳이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쪽에서 좋은 난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앞산을 향해서 다가가는데 이건 뭐냐???

눈앞에서 뭔가가 반짝인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들어오는 전면산반이 아닌가?

채란을하고 주위를 살피는둥 마는둥 얼른 사부한테 가서 자랑해야지......

끼고있던 장갑 한쪽을 벗어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다음에 다시올때 여기를 알아볼려면 표시를 해두어야하닌깐) 사부와 친구가 간쪽을 향해 계속 탐란.

눈에 보일듯 말듯한 난들이 바닥에 보인다.

부옆속에 감춰진 난들이 잎끝부분만 보여주고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난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할 무렵 낮은 포복자세로 전진 또 전진..

에궁 허리야...

허리를 펴는데 저기 언덕에서 또 하얀 것이 번쩍!!

내가 뭘 잘못 봤나?

눈을 비비고 다시봐도 그자리에 하얀것이 그대로있다.

단숨에 달려가서 보니 이번에는 백색 유령같은 전면산반 생강근이다.

하루에 전면산반 두개씩이나.

오늘 기분 짱인데.... 그럼 여기서는 아까 사온 간식을 먹고 더 찾아보자.

초코파이에 우유를 마시면서 우측을 보니 묵은묘가 한기 보이고 찔레넝쿨이 우거진 것이..(명당이군..)

간식을 먹고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생강근 캔 표시로 나뭇가지에 묶어두고 막 일어서려는데

아랫쪽에 이상한 괴성이 들려온다..

자세히 들어보니 건너편 산쪽으로 가신 J형님의 다급한 목소리...

멧돼지라도 만났나 싶어 단숨에 달려가보니 점심 먹자고 불렀단다.

에휴 형님!!!!

지금 막 좋은 자리 만나서 집중하려고 했는데 하면서 금방 체포한 생강근과 아까 잡아온 녀석들을 보여드렸더니 저쪽은 눈만 많이 쌓였고 난을 볼 수가 없어서 이쪽으로 건너왔다는 말씀.

기왕왔으니 도시락이나 같이 먹고 가란다.

도시락을 맛있게 나눠먹고 형님 제가 이쪽으로 내려왔으니 형님이 계속이어서 보세요.

인사를하고 사부님이 있을만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결국 사부님을 만나 자랑하자 산반 캔 주위는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하면서 주위를 잘 둘러 보았냐고 묻길레 걱정마라 내가 장갑으로 표시해두고, 또한곳에는 비닐봉지로 표시해 두었으니 금방 찾을 수 있다고

말하니 사부하는말 아예 여기 난 있다 하고 광고라도하고 다니지 그러냐고 핀잔이다.

지금 당장 거기로 가서 그 주위를 잘 살펴보란다.

시큰둥한 표정으로 아까 그자리를 찾으려하는데 도저히 기억이 없다.

이 능선이 그능선 같고, 그능선이 이능선 같아 도저히 찾을 길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처음 산반 만난장소나 가야겠다....

투덜거리며 처음 산반을 만난 장소로 돌아와보니 J형님이 그자리에 계시는 것이 아닌가?

동생 이리로 와봐.

여기 산반호가 무더기로 있네...

노간주 나무밑에 생강근이 있는데 십여촉이 전부 산반호 생강근이다.

누군가 금방 옆으로 지나간 발자욱이 있어 그냥 지나칠려고 했는데 어떤 멍청한 놈이 장갑을 여기다 벗어두어서 이주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것이 나오네..

누군지 몰라도 멍청하긴 하지만 고맙구먼..(형님 그 멍청한 놈이 바로 저에요...말도 못하구..)하면서 여기 또있네 하신다...

말도 못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담배를 한개피 피워물고 주저앉아 있는데 이런난 봤어?

가방속에서 뭔가를 꺼내 보여주시는데 이건 난도 아니다.

말로만 듣던 서반 단엽(단엽종)이 아닌가?

저쪽 언덕보이지? 그쪽 언덕에 어떤놈이 검정 비닐을 걸어 두었길레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그주위를 살폈더니 이런게 보이잖아...묵은묘가 하나 있는데 그런 주위는 잘 살펴보라구..(그 어떤놈도 저에요..)

부러운 눈으로 그난을 바라보면서 흑흑 역시 난은 인연초구나...

다음부터는 어떤 표시도 남기지 말아야지......그리고 마음이 가는 곳은 꼭 둘러봐야지...

형님 축하드립니다.

덕분에 말로만 듣던 좋은 난 구경 잘 했읍니다...........................

 

 

 

오늘의 교훈

자기가 좋은 난을 채란했을지라도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말자.

특이한 흔적이 있는 곳은 주위를 잘 살펴보자.(물병이 나무에 꽂혀있다든가? 장갑이 나뭇가지에..)

산반은 변이의 첫 단계이므로 산반을 채란한 곳은 주위를 잘 살펴보자.

사부님이 지형을 읽고 가라고하면 믿고 그 길을 가라.

내가 서있는 이 곳이 최고의 산지이고 가장좋은자리이다.

억지로 인연을 만들지 말고 평소 공덕을 쌓으라 그리하면 좋은 난이 눈앞에 있으리.

아직도 산에는 좋은난이 무수히 많다, 단지 아직 당신과 인연이 안닿았을뿐....

하찮은 정보라도 귀기울여 들어라.

 

땡초의 초보시절 경험담이었읍니다.

 

 

오늘도 산에 오르는 그대여 욕심을 버리고 빈마음으로 산을 향하라........